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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민족의 한글 채택과 유니코드.. 본문

낙서장

소수민족의 한글 채택과 유니코드..

이쁜왕자 2009. 8. 7. 11:39
http://news.nate.com/view/20090806n02147

인도네시아 소수민족인 찌아찌아족이 자신의 언어인 찌아찌아어를 표기하기 위해서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하였다는 기사가 나왔다. 한글을 수출하려던 수많은 시도중에서 첫발을 내딛는 성공사례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시도는 상당히 바람직스럽다고 생각하고, 이런 사례가 더 나와서 한글의 위상을 더 높히기를 바란다.

하지만, 다른 나라 언어에는 한글로 표기할 수 없는 발음이 분명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영어의 th 발음이다. 영어를 한글로 표기해야 할때도, th 발음에 해당하는 자음이 없기 때문에, (ㅅ,ㅆ,ㄷ,ㄸ,ㅌ) 중에 하나로 비슷하게 표기할 수 밖에 없다. 그외에도, f, v, z 등에 해당하는 자음도 없다. 이런 이유로, fan 과 pan 이 모두 '팬'으로 표현하거나 '휀/팬' 또는 '팬/뺀'으로 표현하거나 해야 한다. 불행히도 여기에는 적당한 규칙이 존재하기 힘들고,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은 다른 언어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한다. 찌아찌아어의 경우에도 현재의 한글에는 존재하지 않는 비읍 순경음(ㅸ) 이 사용된다고 한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2가지가 존재하는데, 비읍 순경음(ㅸ) 에 대해서 그냥 비읍 (ㅂ) 으로 표기한 뒤, 상황에 맞게 비읍 순경음(ㅸ) 으로 읽게 하는 거나, 비읍 순경음(ㅸ) 을 정식 자음으로 추가해서 사용 하는 것이다.

제대로된 해결책은 당연히 후자이다. 활자시대 이전이라면, 자음이든 모음이든 몇개를 더 추가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하지만, 활자시대를 지나 컴퓨터시대인 지금에서는 자음이나 모음을 추가하는 것은 크나큰 어려움이 존재한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한글이 '모아쓰기'라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글이 알파벳과 마찬가지로 풀어쓰기를 사용한다면 자모 추가에 큰 문제점은 없지만, 모아쓰기라는 방식을 사용하는한 이 문제는 쉽게 해결되기가 힘들다.

컴퓨터상에서의 한글은 조합형/완성형으로 시작된 오랜 논쟁끝에 확장완성형이란 쓰레기 한글을 거쳐, 힘겹게 유니코드로 안착했다. 유니코드로 넘어와서야 조합형와 완성형을 모두 지원하며, 현대 한글의 모든 조합인 11172 자를 표현하는 비교적 완전한 코드체계를 가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유니코드 상황에서 자모의 추가는 아주 치명적이다. 비읍 순경음(ㅸ) 이란걸 초성에 추가하겠다고만 해도 588개의 글자(ㅸ+ㅏ ~ ㅸ+ㅣ+ㅎ) 가 더 고려가 되어야 하며, 종성에도 추가된다면, 420자 (가 +ㅸ 받침 등) 가 더 추가되어 총 1008자가 추가되어야 한다. 단순히 추가된 글자에 대한 코드가 추가되는게 아니라, 유니코드에서 겨우 맞춰졌던 조합성질이 무너지게 되면서, 확장완성형 같은 누더기 한글이 되어 버린다. 그렇다고, 아예 새로운 코드 체계를 만들어서 12180 자를 새로 추가하자고 하는 것도 더욱더 말이 안된다.

이런 이유로, 결론적으로 현재의 유니코드에 새로운 자모를 추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주: 단순히 자모만을 추가하는 것은 가능하다. 현재도 ㅿㅸㅱㆆㆍ 와 같은 고어에서나 사용되는 자모는 존재한다. 하지만, 이것이 글자로써 조합되지는 않는다. ㅌ 글자를 누르고 한자 버튼을 누르면 이와 같은 고어 자모를 입력할 수 있다.)

또한, 한글 유니코드가 흔들리지 않아야, 기존에 컴퓨터상의 한글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사용중인 한글 O/S, 한글 워드프로세서, 한글 글꼴 등을 수정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위 기사에 나오는 책 역시 한글 조판 S/W 를 이용해서 출력했을텐데, 이는 즉 비읍 순경음(ㅸ)은 지원하지 않는 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주: 고어를 완벽하게 출력가능한 조판 S/W 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한글 수출이라는 의도 자체는 바람직하지만, 이러한 제약사항은 여러모로 큰 걸림돌이 될것이 분명하다.

(추가)


초하 님의 블로그 ( http://chohamuseum.net/279 ) 에 올라 있는 이미지를 잘 살펴 보면,  비읍 순경음(ㅸ) 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보인다. 고어를 제대로 지원하는 한글 조판 S/W 가 역시 있긴 있나 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저 글자들을 어떤 방식으로 저장해서 사용하고 있는지는 궁금할 따름이다.

(추가)

http://ko.wikipedia.org/wiki/%EC%98%9B%ED%95%9C%EA%B8%80
http://faq.ktug.or.kr/faq/%BF%BE%C7%D1%B1%DB%C0%D4%B7%C2

유니코드에서는 첫가끝코드 라는 방식을 이용해서 임의의 자모 조합으로 글자를 저장하는 것이 가능하며, 옛한글은 이런 방식으로 저장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으로 저장된 텍스트를 자모를 모아서 출력이 가능한 텍스트 에디터 or 워드프로세서도 존재하며, 이를 위한 적당한 글꼴(예:은글꼴)도 존재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은 글꼴 중에서 옛한글을 지원하는 은 바탕 을 이용해서 한글 MS word 2003 버전에서 옛한글을 표현한 예제이다. 한글 입력기 문제로 직접 타이핑 한 것은 아니지만, 글꼴과 입력기 문제만 깨끗하게 해결된다면 유니코드를 지원하는 현재 컴퓨터 시스템하에서는 옛한글이 거의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기껏 고민하고 걱정했던건 그냥 기우일뿐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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