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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공학의 기본을 무시하는 멀티탭 디자인 본문

낙서장/디자인

전기공학의 기본을 무시하는 멀티탭 디자인

이쁜왕자 2017. 10. 25. 14:40

이거만 보면 뭔가 괜찮아 보이는 디자인입니다.

뭐시기 디자인 어워드에서 상도 받았다고 하네요.

 

출처 : https://m.blog.naver.com/wanjonbest/221120721245

 

 

일본이나 미국에서 사용하는 110V 용 | | 형태의 콘센트를 쭉 이어서 배치하여 아무데나 꼽을 수 있게 한 디자인을 언젠가 본 기억이 납니다. 

110 V 멀티탭 원본 게시물 보기 클릭 

위의 디자인는 그걸 2차원을 배치하여 220V 용 커넥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제품입니다. 컨셉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문제의 그 내부 구조 디자인

문제는 해당 링크로 가서 상세 디자인을 보면 내부 구조까지 나와 있네요.

이건 차마 안보는게 나았을 뻔했습니다.

 

전기 공학의 첫페이지에 나오는 내용을 무시한 디자인은 너무한 듯 싶습니다.

같은 극성 두곳에 콘센트를 꼽아도 전기가 흐를 거라 생각 하는 건지...

 

공돌이 입장에서 기술적인 참견을 하면 위와 같이 X 자 형태로 그리드를 2개 만들어 겹치지 않기 배치하면,

가로로 꼽든 세로로 꼽든 서로 다른 극성을 가지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마치 체스판에서 연결된 2개를 선택하면 가로이든 세로이든 어떻게 선택하든 흰색 1개와 검정색 1개가 선택됩니다.

검정색은 검정색끼리 모두 연결하고, 흰색은 흰색끼리 모두 연결하면 됩니다.

 

그나마 이는 해결 가능하기라도 한 문제인데, 실제로는 더 많은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일단 '접지'를 연결할 방법이 사실상 없습니다.

단자 구조와 콘센트 구조에서 2번이 접지 단자 입니다.

현재 사용하는 멀티탭을 보면 이게 다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한민국 전기법 상 접지를 연결할 수 없는 멀티탭은 판매 금지이기 때문입니다.

이건 공돌이적 짱구를 굴려 봐도 접지는 해결이 안됩니다.

 

또 다른 문제는 안전에 관련된 문제입니다.

 

아이들이 쇠젓가락으로 콘센트를 쑤시다가 감전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래서, 두개의 콘센트에 같은 힘이 가해질때만 꽂을 수 있도록 하는 안전장치가 보통 사용됩니다.

 

위 사진은 그런 안전 장치를 구현한 한 예제입니다. 

두개의 주황색 플라스틱이 입구를 막고 있다가, 같은 힘이 가해지면 그때서야 양쪽이 같이 열립니다.

이런 안전 장치는 대응되는 쌍이 명확할 때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아무곳에나 꽂을 수 있는 위의 디자인에서는 이런 안전 장치 적용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실질적인 밀집도가 너무 떨어 집니다.

3 x 13 으로 총 39 개의 구멍이 있으므로, 이론상 19개의 콘센트를 꼽을 수 있어야 합니다.

 

납작콘센트를 꼽는다고 쳐도 13개가 한계로 보입니다. 억지로 꼽아서 19개를 다 꼽을 수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뭔가 그림상으로는 빠곡히 겹쳐서 다 꼽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컨센트 규격상 안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둥근 커넥터인 경우는 더 암울해 지는데 8개 정도가 한계로 보입니다.

편집이 조잡하지만, 8개 보다 더 많이 꼽을 수 있을것 같지는 않네요.

 

 

마지막으로는 표절 문제입니다. 저런 컨셉의 디자인이 아예 없었을 리가 없죠.

 

위 이미지는 ART.LEBEDEV 라는 디자인 회사에서 만든 Rozetkus-1 power strip 이란 멀티탭 디자인입니다. 

(잠깐 상식 : 멀티탭은 콩글리시 이고, 영어로 찾으려면 power strip 이라고 검색해야 합니다.)

출처 : https://www.artlebedev.com/rozetkus/1/

 

위 홈페이지에 의하면 2006년 9월에 만들어진 디자인이라고 하네요.

정말 실제 구현은 무시하더라도, 디자인 표절은 디자이너 자신에게 스스로 먹칠하는 행위일 뿐이죠.


 

추가 사항 :

좀더 검색해 보니, 이 디자인은 '호서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출신의 디자인 팀에서 만든 것이라고 하네요. 작품의 이름은 O ket 인데 O'ket 이나 O-ket 이 혼용중이네요.

http://www.designsori.com/zero/1119650

 

2016년 관련 기사가 있는 거로 봐서는, 디자인 자체가 나온건 조금 되었나 봅니다. 

관련 기사 : http://m.daejeon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425825

 

2016년 레드닷 어워드 : http://www.red-dot.sg/de/oket/

2017년 K 디자인 어워드 : http://kdesignaward.com/exhibition/102704

 

디자인 어워드는 정말 '디자인 만' 보나 봅니다.


추가 사항

내부 배선을 X 자로 겹치지 않게, 좀더 멋진 해결책을 딴지일보의 어느 분이 제시하여 주셨습니다.

출처 : http://www.ddanzi.com/index.php?mid=free&document_srl=207186155

 

훌륭한 배선이네요.

하지만, 접지 문제와 안전 장치 문제는 답이 없어 보이네요.

 


추가 사항

 

 

http://www.sparkawards.com/galleries/index.cfm?entry=3E752A7F-CEC5-4ACC-9BC1474FAC4EB1B3

 

이 멀티탭 디자인의 프로토타입 정도에 해당되는 내용을 찾았습니다. 이름도 O Ket 으로 같고, 디자이너 이름도 같습니다.

그런데, 이때만 해도 +/- 를 교차해서 꽂아야 한다는 기본 상식은 이해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 구현 가능성 여부를 떠나서 '접지에 대한 고려'도 뭔가 하고는 있습니다. 아마도 +/- 중 - 를 접지로 생각하고 +/- 가 겹치지 않게끔만 고민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교류와 접지에 대해서 완전히 알고 있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상식 수준에서 그럴듯한 디자인을 한 것이지요.

참고로, 특이하게도 양면 멀티탭이네요. 

그런데, 어쩌다가 새로 나온 디자인이 저모냥 저꼴이 된 것인지 모르겠네요. 교류 전기와 멀티탭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 상식을 갖춘 선배가 프로토타입을 디자인 해 놓았던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런데, 이것을 후배들이 이어 받고서는 전기에 대한 상식은 완전히 날려 버리고 컨셉만 이어 받아 새로 디자인 한게 아닌가 싶네요.

 


추가 사항

결국 파코즈에서 이 디자인으로 비슷하게 나마 시제품을 만드신 분이 등장했습니다.

http://www.parkoz.com/zboard/view.php?id=diy_system&page=1&sn1=&divpage=2&sn=off&ss=on&sc=off&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724

 

내부 배선이 지저분하다고 공개를 안하셨는데, 사선 형태로 배선했다 해도 이쁘게 나오긴 힘들거라 봅니다. 사실 이걸 보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물론 접지나 안전장치는 해결하지 않았으며, 추가로 스위치도 뺐다고 합니다. 정말 원 디자인을 가능한 그대로 따르는 수준의 시제품입니다.

 

실물을 보니 안전장치가 없기 때문에, 쇠젓가락 꼽으면 무조건 감전사고가 생길 수 밖에 없다는 점이 훨씬 더 확실하게 느껴지네요.

 


추가 사항

디자이너가 개무시하지만, 공돌이들이 더욱더 고민하는 것은 바로 '안전문제'입니다. 

위쪽에서도 안전장치에 대한 언급을 했는데, 검색 중에 더욱더 안전한 구조로 만들어진 콘센트 제품을 발견하여 링크합니다. 그냥은 들어가지도 않고, 쇠젓가락 같은 뾰족한 것으로 쑤셔도 안전하게 만들어진 구조입니다.

전기에 관련된 제품은 디자인적인 미학보다 훨씬 중요한건 '안전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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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일본에는 이런 형태의 멀티탭도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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