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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북한 개성공단과 초코파이 이야기

이쁜왕자 2021. 4. 3. 13:39

개성공단은 2000년부터 실무협약이 진행되었고, 2003년 착공을 시작하고 2005년 부터 업체들이 입주하여 운영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대략 10여년이 지난 2016년 폐쇄되었죠. 탈북자 유투버등을 통해서 개성공단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뭐니뭐니해도 그중 가장 관심이 가는건 '초코파이'에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공동경비구역 JSA

2000년에 상영된 '공동경비구역 JSA'에 등장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북한에는 개성공단이 생기기 전에도 중국을 통해서 초코파이가 밀수되어 소량이나마 유통되었다고 하네요. 대북 전단을 통해서도 약간이나마 넘어간 것도 존재할 것이고요. 하지만, 그 양이 많았을 리는 없습니다. 초코파이가 북한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건 개성공단 때문이라고 합니다.

 

www.youtube.com/watch?v=IQ0Yd6qxfls

모란봉클럽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도 다루어진 내용입니다.

 

1.

 

개성 공단에 공장 차리려고 했던 회사 사장님들은 당연히 공장에 '구내식당'을 운영하려 했습니다. 남한이건 북한이건 당연히 '잘 먹어야 일도 더 잘한다'고 생각했으니깐 당연하겠지요. 그런데, 북한 공산당에서 구내식당 설치에 대해서 절대 반대를 외쳤고, 직원들은 도시락을 싸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나중에 밝혀졌는데, 한국에서 구내식당을 열면 '밥을 마음대로 퍼줄텐데' 그렇게 되면 북한과 너무 비교된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당시 배급조차 제대로 안 이뤄지는 북한 입장에서 절대로 원치 않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결론적으로 만들어진 건 식당을 운영하긴 하되, 북한 직원은 '도시락'에 각자 밥과 반찬을 싸오고, 한국에서는 '국'만 제공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참고로, 처음부터 국만 주는 식당을 운영했다는 이야기와 초코파이를 금지해서 국을 주는 것으로 바꿨다는 이야기가 둘 다 존재합니다.

 

그 와중에 도시락도 못싸오는 사람이 많아 밥을 못먹는 사람이 많자 '국물 대신 국수'를 제공하라고 요구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링크

 

 

2.

 

여튼 직원들이 밥을 충분히 먹지 못하니 일하는 게 당연히 시원찮았습니다. 그럼 간식이라도 주겠다고 했는데, 북한에서 이것은 허락했습니다. 간식으로 무엇을 줄지 고민고민하다가 결정한 것이 바로 '초코파이'였습니다. 한국산이며, 비싸지도 않고, 크기도 작고, 맛있고, 열량 덩어리이며, 한국 생산량은 어마어마하니 물량이 딸릴 일도 없으니 최적의 선택이었죠. 이 초코파이는 개성 공단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합니다. 정확한 집계는 없지만 매일 4~50만개의 초코파이가 개성공단으로 유입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3.

 

처음에야 일하는 직원들이 먹었지만, 이 맛있는 것을 자기 아이들에게도 먹이겠다는 이유로 더 많이 챙겨서 집으로 가져 갑니다. 맛대가리 없는 북한산 사탕만 맛보던 아이들에게는 그 야말로 신세계가 열리는 것이었죠. 싸들고 나갔으면 당연히 옆집에 나눠 주는 경우도 있고, 한번 맛을 보면 돈을 내고서라도 구하길 원하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공장에서 나온 초코파이는 북한의 시장인 '장마당'에서 불티나게 팔려나갑니다.

 

참고로 북한에서 초코파이는 상당한 비싼 가격으로 유통되었습니다. 탈북자 유투버에 의하면 '초코파이 1개'는 '쌀 2kg' 에 가까운 가격으로 팔렸다고 하는데, 이는 북한 노동자 1달 월급에 맞먹는 가격이라고 합니다.

 

개성공단 직원에게 하루에 10개 가까이 공급되는 걸 생각하면, 그들에게는 일해서 받는 월급보다 초코파이를 팔아 치워 얻는 수익이 어마어마했음을 이해 할 수 있겠죠.

 

4.

 

때때로 공장에서는 급박하게 더 많이 생산할 필요도 있었는데, 북한은 칼퇴근이 기본이었습니다. 야근을 하면 야근 수당을 더 주겠다고 했으나 직원들은 한사코 야근 불가를 외치며 퇴근했습니다. 야근을 거부한 것은 나중에 이유가 밝혀졌는데, 공산당이 월급을 다 떼먹어서 직원들이 제대로 월급을 못받기 때문이라는게 밝혀졌습니다. 추가 수당을 주더라도 죄다 삥뜯기니깐 야근을 거부한 거죠. 회사에서는 월급을 '달러'로 북한 공산당에 전달하면, 공산당은 이를 '북한 원'으로 환전하여 직원들에게 월급을 줬습니다. 그런데 북한 공산당이 거의 80%를 떼갔다고 하네요.

 

여튼 야근이 필요는 하니깐, 회사에서는 이리저리 회유를 하다가 '초코파이'를 현물로 줄테니 야근해달라고 했더니 직원들이 이 것은 수락합니다. 그래서, 더 많은 초코파이가 공급되고, 이는 또 장마당을 통해 유통됩니다.

 

5. 

 

슬슬 북한 공산당도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챕니다. 개성 공단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예상보다 훨씬 잘 살고 있었죠. 북한 평균보다는 훨씬 높은 월급이 노동자에게 지급되긴 했지만, 도저히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을만큼 잘 살고 있었습니다. 자기들이 모르는 뭔가 알 수 없는 돈벌이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조사해 보니, 그 중심에는 '초코파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www.youtube.com/watch?v=ooA76qrCEao

 

그래서, 초코파이 공급을 제한합니다. 당에 절대 충성하는 북한들조차 이 조치에만은 상당히 불만이 많았다고 하더군요.
하루에 여러개 주는 걸 1일 1개로 제한하고, 챙겨 가지도 못하게 먹고 가도록 단속하고, 초코파이 야근도 못하게 막습니다.

 

쵸콜레트단설기

이후에는 결국 초코파이를 완전히 금지시키고 북한산 초코파이인 '쵸콜레트단설기'가 등장하게 됩니다.

 

6.

 

그런데, 개성공단에서는 초코파이만 뿌려 졌을까요?

 

개성공단에 입주한 업체의 다수는 '의류 공장'입니다. 최종 생산품을 빼돌리는 건 당연히 문제가 되니깐, 한국에서도 당연히 이는 단속했습니다. 하지만, 똑같은 원단을 지급하고 목표에 맞게 제품을 생산만 해준다면 남는 원단을 가져가는 것은 눈감아 주었습니다.  사실 일부 공장에서는 필요 이상으로 원단을 많이 공급해서, 처음부터 직원들이 챙겨 가도록 배려했다고도 합니다.

 

북한에서 단속을 하기야 했지만, 치마속에 잘 숨겨서, 아니면 가슴에 칭칭 감아서라도 잘도 단속을 피해서 원단을 챙겨 갔죠. 뇌물을 찔러 주고 넘어가는 일도 흔하디 흔했습니다. 그리고, 북한 주민들은 그 원단으로 집에서 재봉틀로 옷을 만들었습니다. 원단과 재봉틀만 있다면 똑같은 물건을 만들어 내는 거야 어려운 게 아니었겠죠. 회사 로고는 달 수 없지만, 품질은 판매품과 차이가 없었죠. 그리고, 이런 옷은 장마당을 통해서 비싼 값에 팔려 나갑니다. 중국옷이나 북한옷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품질이 좋으니 비싸게 팔릴 수 밖에 없죠.

 

이렇게 옷을 팔아 치워 얻는 수익도 어마어마 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물건이 개성공단을 통해 유통되었습니다.

 

7. 

 

개성에 공급된 초코파이는 상인들에 의해 다른 도시로 전파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거리가 멀면 멀수록 더 비싸지는 건 필연적이겠죠. 그래서, 다른 지역 사람들이 그 유명한 초코파이를 비싼 돈 주고 사긴 했는데, 이 비싼 걸 차마 한입에 먹어 치울 수는 없었죠.

 

그래서, 특이한 요리가 튀어나오는데, '초코파이 탕'이라는 겁니다. 큰 가마솥에 물을 많이 넣고, 초코파이 한봉지를 넣은 뒤 푹 끓입니다. 그러면, 초콜릿, 빵, 마시멜로가 모두 녹은 검은 물이 탄생하는데, 이걸 한 사발 퍼 마시면 하루가 든든하다고 합니다. 저는 무슨 맛인지 상상도 안되는 군요.

 

8.

 

북한 공산당 입장에서 개성공단 직원들 월급 삥뜯어서 얻는 수익이 상당했습니다. 일부 정당에서 '북한 퍼주기'라고 난리 피울만한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공산당 입장에서 더 곤란한 건 개성공단을 통해서 계속 유입되는 한국산 물품이었습니다. 밀려 들어 오는 자본주의의 물결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북한에 영향을 끼치고 있었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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